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지 꼬박 1년이 되었다. 단기전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쟁이 1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고 여전히 종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일반 국민들이 겪는 학대 등 불합리한 영상들을 미디어 매체에서 심심찮게 봤다. 역사수업에서만 접했던 전쟁이 내가 살고 있는 현시대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어야 하는 일반인들의 고통과 전쟁의 아픔을 다룬 영화들 중 가장 순수한 눈으로 본 전쟁이 어떠한 것인지 보여주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통해 한 번 더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포스팅에서 이야기하고 싶다.
줄거리 |
세계2차 대전으로 독일군 장교 아버지를 따라 폴란드로 이사를 온 독일 소년 브루노. 브루노가 이사한 집은 유대인 수용소와 가까운 곳이었다. 엄마 엘자는 반나치주의자로 이사가 내키지 않았는데 나치즘 신봉자에 진급 욕심이 있었던 남편 랄프를 따라 이사를 오고 보니 자신의 아이들이 성장할 곳이 수용소가 다 보이는 곳이었다. 나치즘에 눈이 먼 랄프는 자신의 아들 브루노와 딸 그레텔에게도 나치스트 가정교사를 고용하여 나치사상에 대한 주입식 교육을 시키기까지 했다.이에 조금씩 아버지를 닮아가던 브루노는 친구도 없고 가정교사의 수업이 끝나면 심심했던 어느 날 혼자 뒤뜰에서 놀던 중 거기에 있던 뒷문에 이어진 길을 따라갔다가 그 길 끝에 있던 수용소에서 사는 유대인 또래 슈무엘을 만난다. 둘은 친구가 되었고 슈무엘이 브루노의 집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서로 간식을 나누어 먹다가 랄프의 부하 코틀러에게 들켜 슈무엘이 간식을 훔쳐먹었다는 누명을 쓰게 되고 수용소로 돌아가 맞는다. 후에 브루노는 이 일에 대해 사과를 하였다. 이 사과를 받은 슈무엘은 유일한 친구였던 브루노에게 수용소에 아버지가 있지만 만날 수가 없다며 찾고 싶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에 브루노는 같이 찾아주기로 나선다. 슈무엘이 구해 온 줄무늬 파자마 수용복을 입고 수용소로 들어갔다가 독일군이 이끌고 가는 사람들 사이에 섞이게 된다. 안타깝게도 두 어린 소년은 그 무리와 함께 샤워를 하는 줄 알고 영문도 모른 체 가스실에서 학살을 당하게 된다. 하필 이 날은 어머니 엘자의 설득 끝에 이사를 가기로 한 날이었는데 비극의 날이 되고 말았다. 수용소 앞에 내버려진 브루노의 옷을 부여잡고 우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원작인 소설 속에서는 어머니와 누나는 여생을 상실감에 빠져서 살고 아버지는 연합군에게 끌려간 후 소식을 알 수가 없다. 소설의 결말을 보니 브루노의 남은 가족들은 나치사상이 얼마나 비극적이고 헛된 이념이라는 것을 죽을 때까지 여실히 느끼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을 하게 된다.
감상평 |
순수한 아이들의 우정과 죽음으로 전쟁의 잔혹함이 어떤 것인지 더 마음이 저리게 느끼게 했던 영화다. 몇 소수의 사람들의 사상과 이념에 따라 그것이 대중의 사상과 이념이어야만 하는 것. 이 것을 따르지 않으면 아류가 되고 피지배층이 되어야 하는 사회상을 이 영화는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민중은 몇 지도자들이 내세우는 정당성을 다 이해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정당성을 모르는 일반적인 사람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브루노와 슈무엘에 반영되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했다. 전쟁을 일으킬 때 내세우는 명분이 상당한 타당성에 기반을 두고 있어 어느 한쪽의 개인, 가정, 국가는 번성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반대쪽에 있는 어느 한 개인의 삶, 한 가정의 삶이 무너지게 되고 결국 한 나라의 운명도 스러진다. 내 삶이 후자 쪽이라면 얼마나 참담하고 끝도 없이 비참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봤던 또는 앞으로 볼 사람은 그저 두 어린아이들의 죽음이 안타깝다고만 생각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리모컨을 끌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전쟁은 진행 중이고 그 속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한다. 또한 나에게 소중한 가족들이 있듯이 이 사람들이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기를 바란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전쟁들은 빨리 끝나고 미래에는 어떠한 이유에서든 절대로 전쟁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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