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 2023. 2. 22. 15:09

[영화&소설]무향의 남자 향기를 훔치다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앞선 포스팅의 영화들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내가 이제껏 봤던 영화들 중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무엇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다 대학생 1학년이었던 2007년에 개봉한 "향수"가 떠올랐다. 영화는 2007년에 극장에서 보았지만 그보다 더 몇 년 전인 중학생 때 소설책으로 먼저 접했었는데 그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고작 15살 남짓했던 나에게는 다소 파격적인 충격을 안겨줬었던 기억이다.  책을 다시 읽기는 좀 무리어서 영화 영상들을 검색해서 보고 옛날의 그 충격을 다시 되새겨본다.


소설 향수 <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 >

영화 향수 < 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 >

 

줄거리

악취로 가득한 프랑스의 어느 한 생선시장 거리에 버려진 한 남자아이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 생선 비린내 속에서 발견된 이 남자아이는 아이러니하게 뛰어난 후각을 가졌고 매혹적인 향기를 사랑했다. 어느 날 그루누이는 매혹적인 향기를 가진 여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 향기를 탐하다가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른다. 이 살인을 통해 그는 사람의 죽음 = 향기의 죽음이란 것을 알게 되고 향기를 간직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다. 그루누이는 당시 유명한 조향사 주세페 발디니의 교육생으로 들어가 향수를 만드는 법을 익혔다. 향을 담는 방법을 배워가던 중 그 자신에게는 어떠한 향도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그래서일까 향기에 대한 욕심이 더 커졌고, 더 커진 욕망과 어떠한 향도 놓치지 않는 그의 뛰어난 후각 덕분에 파리지앵들을 매료시키는 향수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의 향수를 사랑했던 대중들은 알았을까. 그 향수가 살인 당한 사람들의 체취라는 것을. 그루누이는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13명의 여성들을 죽였다. 마침내 그는 향기로 사람들을 홀렸지만,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살인을 저질렀을 거 같았던 그도 상실감을 느끼고 온통 악취로 가득한 생선시장 거리로 돌아가 무향무취인 자신의 온몸에 향수를 뿌린 뒤 그 향수에 홀려 몰려든 사람들 사이에 휩싸여 죽음을 맞이한다.

작품평가

2007년 개봉작이지만 여전히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고 네이버 영화 평점 9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소설과 비교했을 때 영상으로 담아내야 하는 만큼 자세히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비판과 전체적으로는 소설을 유사하게 담아냈지만 부분부분 각색된 장면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원작을 잘 살렸다는 호평이 자자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도 악취가 나는 생선시장에서 시작해서 동일한 장소에서 끝나는 배경 속에서 주인공의 일대기를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악취 속에서 태어났지만 그 어떤 체취도 나지 않는 주인공이 향기를 탐낸다는 설정이 아이러니하면서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설정은 주인공 그루누이가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고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사랑과 관심이 결핍되었는데 아마도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좋은 향기를 가지고 있다는 착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자기도 그 향기를 가지고 다닐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었다가 이것이 잘못된 탐욕으로 변질되어 살인까지 저지르는 등 집착병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끝에는 자신의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죄책감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소설, 영화 모두 보면서 많을 생각을 했었다. 한 사람이 성장하는 데에는 환경이라는 것이 중요하고 한 개인에게 사랑과 관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작품이었다. 주위의 진정한 관심이 있었다면 영화 속 그루누이는 살인이라는 방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순수한 열정을 가진 진정으로 향기를 사랑하는 조향사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

마무리
영화 <향수> 스틸컷 중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역 "벤 위쇼, Ben Whishaw"

소설&영화 <향수> 리뷰를 마무리하면서 개인적으로 영화보다는 소설을 추천한다. 소설 분량이 길지만 주인공이 향기를 훔치는 과정 묘사들이 더 섬세하고 장면을 그려내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분량이 긴 만큼 영화보다는 왜 그루누이가 그토록 향기에 집착하는지 이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루누이 역을 맡았던 영화배우 벤 위쇼의 팬이라면 그의 실력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인 만큼 영화로 접하는 것도 좋다. 소설 속 추남인 그루누이와 다르게 꽃미남 그루누이를 보는 다른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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