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페를 돌아다니다 보니 돌아온다고 해놓고 돌아오고 있지 않는 영화라며 "디스트릭트 9"에 대한 캡처를 우연히 봤다. 영화 속 외계인 주인공 크리스토퍼가 분명 지구를 떠나면서 3년 후에 꼭 돌아오겠다고 외계인이 되어버린 인간 주인공 비커스에게 약속하고 떠났는데 10년이 넘게 감감 무속식이다. 한국에서는 2009년 개봉했던 영화로 14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21년에 감독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가 속편 "디스트릭트 10"을 제작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감감무소식이다. 이 소식을 듣고 기다리고 있는 한국 팬들도 많은데 빨리 크리스토퍼가 아들이랑 지구로 돌아와서 흥미로운 스토리를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디스트릭트 9" 감상평을 적어본다.
줄거리 |
"디스트릭트 9"는 SF영화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좌초된 외계인과 인간들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규모 우주선이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정박해 있다. 이 우주선은 외계인들이 타고 온 것으로 남아공에 좌초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인간 당국 관계자들은 그들을 환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국은 점점 그들을 적대시하기 시작했고 "District 9"이라는 구역을 설정하여 이곳에서만 그들이 지내도록 강압적으로 내몰았다. Distirct 9은 슬럼가와 같았고 인간들로부터 당하는 온갖가지 차별의 온상지였다. 이 구역에서 외계인들에게 강제이주정책을 하러 다니는 공무원인 비커스 반 메르베(Wikus van de Merwe)는 어느 날 외계물질에 접촉하여 감염인 된 후 치료를 위해 외계인과 협력하기로 한다. 이 과정에서 비커스의 외계인화 되어가는 신체가 살상무기로써 가치가 있다는 걸 알아챈 남아공 갱단의 표적이 되어 고통을 겪기도 한다. 외계인 대표자인 크리스토퍼 존슨(Christopher Johnson)이 지구에 온 지 20년 동안 꾸준히 우주선을 재작동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드디어 우주선을 작동시킬 수 있게 되었고 비커스에게 우주선 이동에 필요한 숨겨둔 연료를 가져다 달라고 한다. 비커스는 크리스토퍼에게 연료를 가져다주고, 크리스토퍼는 아들과 함께 떠나면서 3년 후 동료들과 돌아와 꼭 다시 모습을 돌려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렇게 우주선이 떠나고 디스트릭스 9에는 여전히 인간들에게 학대를 당하는 많은 외계인들이 남아있었고 비커스는 완전한 외계인의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감상후기 |
한 때 SF물을 좋아해서 줄거리도 모른 채 재밌겠다는 생각만으로 영화관에 보러 갔었던 영화이다. 외계인 대 인간의 싸움이야기겠거니 하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인간이 외계인을 핍박하는 내용이었다. 외계인이 지구에 침공하여 인간세계를 어지럽히는 대개의 SF물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어쩌다가 지구 정확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좌초하여 정박하게 된 외계인들이 인간이 설정해 놓은 구역에서 순응해서 살아가려고 하지만 인간들은 그들을 약자로 여기고 거기다가 외계인의 신체적 능력을 이용하려고 그들을 실험대상으로 여기는 등 잔혹함의 온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갱단이 외계인이 되어가고 있는 비커스를 자신의 이득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신체를 도려내려고 하고 죽이려 하는 등 끔찍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려는 모습도 보기 힘들었다. 관람하는 내내 외계인 편을 들었던 영화는 처음이었던 거 같다. 많은 생각을 했었다. 외계인이라고 하지만 실제 현실의 많은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빗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실제로 이 영화의 감독 닐 블롬캠프의 의도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 그 집단의 규범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경우 배척을 하고 물리적 힘이 약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폭력도 서슴없이 가하는 등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쉽게 우쭐해하는 거 같다. 디스트릭트 9 속 외계인처럼 다른 집단으로부터 핍박을 당해야만 하는 한 집단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하기 위해 상대방이 정한 규칙에 따라야만 하는 게 안타깝다. 영화 속에서 외계인 크리스토퍼 존슨에게는 어린 자식 외계인이 있는데 이 어린 외계인을 보면서 내 자식이, 미래의 후손들이 아무 잘못도 없이 단지 그 집단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그게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성장한다고 생각하니 울분이 차기도 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 마침내 우주선을 작동할 수 있게 된 크리스토퍼가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떠나야만 했지만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여전히 디스트릭트 9에 남아 비참하게 살아가야 하는 동족들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쓰라렸을까. 빨리 돌아와서 동족들과 해피엔딩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간 주인공 비커스. 그가 외계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참으로 안타깝고 힘들어 보였지만 보면서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가 딱 어울리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반대편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본다면 자신도 절대 그렇게 하고 싶다거나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의 감상후기를 마무리하면서 한편으로 나 역시도 다른 누군가를 디스트릭트 9의 외계인처럼 대하지는 않았을까, 그러지 말아야지 반성해 본다.
관련 시사 |
디스트릭트 9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보던 중 감독 닐 블롬캠프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대표 정책 디스트릭트 6을 풍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남아공의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중심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 1940년대 후반 남아공 내 네덜란드인(보어인)들을 중심으로 펼쳐진 백인 위주의 정책으로, 타 인종차별과 다르게 극단적 정책으로 백인과 비백인(흑인, 인도인, 유색인종 등)을 구분하여, 백인 전용 화장실 비백인용 화장실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의 분리부터 인종에 따른 거주지역 분리(대표적 지역 디스트릭스 6)에 이르기까지 비백인을 배제하고자 하는 광범위한 인종차별정책이다. 꽤나 오랜 세월 동안 이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가 국제 사회로부터 비판이 거세지고 넬슨 만델라의 유색인종 인권보장 투쟁활동 끝에 1996년 새로운 헌법 제정을 거쳐 아파르트헤이트 시대는 종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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