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 2023. 3. 22. 02:18

[영화&다큐]문어와의 경이로운 1년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 넷플릭스 추천작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영화 <나의 문어 선생님>

9년 차 고양이 집사인 나는 동물과 관련된 영화를 종종 보곤 한다. 넷플릭스에 뭐 볼 게 없나 스크롤을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렸다 훑어보다가 <나의 문서 선생님>이 있어 재생을 했다. 사실 이 작품을 보기 며칠 전에 온라인 카페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읽다가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추천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눈에 딱 들어왔었다. 이 카페글에서 영화 추천인은 문어를 보면서 울게 된다고 다시는 문어를 못 먹을 거 같다는 감상평을 남겼는데 진짜였다.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영상 시간에 문어를 홀린 듯이 보고 문어의 여정 마무리쯤에 폭포수처럼 눈물을 흘렸다. 눈물콧물을 쏙 빼내는 8개의 팔을 가진 바닷속 생명체의 이야기를 본 후기를 남긴다. 

줄거리

영화의 감독이자 사람 주인공인 크레이그 포스터(Craig Foster)는 자연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의 삶에 지쳐 휴식을 가지기 위해 찾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다 우연히 한 문어와 마주친다. 처음 마주쳤을 때 후다닥 도망가버렸던 문어와 매일 마주치다 보니 한 달 정도쯤에는 문어가 팔 하나를 크레이그에게 뻗어 친근함을 표현한다. 문어를 관찰 촬영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어느 날 실수로 카메라를 떨어뜨려 문어가 놀라 도망간 후 며칠 동안 만날 수 없었다. 그가 며칠 동안 찾아 헤맨 끝에 일주일 만에 문어와 재회하는데 문어가 그를 반겨주었다. 그는 매일매일 문어를 만나러 가며 문어가 주변을 활용하여 감쪽같은 변장으로 사냥을 하는 모습 등 문어의 일상을 담아냈다. 그렇게 교감하며 우정을 쌓아가던 중 어느 날 문어가 상어에게 공격을 당하여 팔을 뜯기는데 크레이그는 속상하지만 자연의 섭리라 지켜보기로 한다. 부상이 심했던 문어는 한동안 굴에서 회복 기간을 가지고 나온다. 그 후에도 또 한 번 더 상어의 공격을 받을 위기에 처한 문어는 앞선 경험 탓에 전략적으로 천적으로부터 달아난다. 이런 위험도 무사히 넘기고 성장한 문어는 관찰 324일째 날에 다른 문어를 만나 짝짓기를 한 후 알을 낳고 모성애를 발휘해 먹지도 않고 새끼들을 부화시키는데 전념한다. 새끼 문어들이 부화해 바다로 흩어져나가고 남은 이 엄마 문어는 기력이 없었다. 사냥도 잘하고 상어로부터 도망도 잘 쳤던 문어는 이제 힘없이 바닷속 다른 생명체들의 먹잇감이 되어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문어가 떠난 후 크레이그는 아들과 함께 다이빙을 즐기는데 아들이 새끼 문어들을 발견한다. 아마도 이 새끼문어들이 크레이그와 1년을 함께 했던 문어의 자식들이지 않을까 하며 다큐멘터리는 마무리된다.

감상후기

이렇게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영화를 찾아보기는 힘들 거 같다. 세상에 문어를 보면서 감동을 하고 울게 될 줄이야. 문어가 변장을 잘하고 팔이 잘려나가도 재생해 내는 생명체라는 정도의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교감을 할 줄 알고 문제상황을 인지하고 해결해 나갈 줄 아는 고등동물이었다. 이런 동물을 그저 맛있는 음식 재료로만 여겼다니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미안함을 조금 느꼈다. 크레이그와 문어의 관계 초반부에 문어가 팔 하나를 뻗어내어 친근함을 표현하는 장면과 며칠 만에 재회를 했을 때 문어가 그를 알아보고 자신의 몸 전체를 크레이그에게 기대 반가움을 표현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스러웠고 경이로웠다. 변장을 잘하는 똑똑한 동물이 자신의 감정까지 표현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문어가 다치고 회복기를 가지러 들어갔을 때 내 마음은 크레이그의 마음과 같았다. 안쓰럽고 걱정되지만 자연의 일이라 어쩔 수 없는 마음이 슬펐다. 문어가 상어로부터 쫓길 때 보는 내 심장이 얼마나 쫄깃쫄깃하던지 어느새 내가 문어가 된 기분이었다. 문어가 엄마가 되었던 순간에는 한 아이의 부모인 입장이어서 그런지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내가 먹고 자는 것보다 내 자식을 돌보는 일이 더 우선을 두는 것에 부모의 마음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슬펐던 점은 나는 내 자식이 성장해 나가는 걸 직접 보면서 행복함을 느끼며 살고 있지만 문어는 새끼들이 부화해서 바다로 흩어져나가고 나면 다른 바닷속 생명체들로부터 먹잇감이 되어 여기저기 뜯기고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었다. 자연의 섭리이고 각 생명체마다의 생명 주기가 다르다고 하지만 종족번식이라는 본능적 임무를 다한 후 더 이상의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한편으로는 문어의 새끼들이 바다를 누비며 한 생명체로써의 가치를 이어간다고 생각을 해보니 엄마 문어의 죽음이 마냥 쓸쓸한 것만은 아닌 거 같았다. 이 영화의 감독 크레이그 포스터가 문어를 왜 선생님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문어의 1년이라는 짧은 생에서 길게는 100년 이상이 되는 사람의 일생과 공통점을 엿볼 수 있다는 것에서 짧게 먼저 살다가는 문어가 선생님이 맞다고 생각한다.

문어의 지능

영화를 보며 문어의 지능 수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검색해 보았다. 문어는 경험을 통한 학습 능력이 있고 단기기억뿐만 아니라 장기기억 능력도 지니고 있다. 이렇게 뇌지능이 발달한 문어의 특이한 특징은 8개의 팔에도 사고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냥을 할 때 행동은 뇌가 명령을 하고, 사냥을 수행할 때 구부리고 펴는 등의 세부적인 동작은 각각의 팔들이 알아서 움직인다. 이 팔들에는 뇌에 있는 뉴런의 2배가 되는 뉴런이 분포하고 있어서 뇌의 명령 없이도 알아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인데, 이 덕분에 적으로부터의 공격 위험에 처했을 때에도 뇌가 명령하기 전에 민첩하게 도망을 칠 수 있다. 또 문어의 지능에 관련하여 흥미로운 점은 문어도 자신만의 성격이 있고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는 등 감정표현을 확실히 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호기심도 왕성한 편인데 신체의 이점을 잘 이용하여 여기저기 탐색을 하러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렇게 지능이 발달한 생명체 중 하나인 문어는 알아볼수록 신기하고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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