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과 춤, 사랑 그리고 현실이 담겨 있는 영화 <라라랜드>가 한국에서 2016년 12월에 개봉했는데 난 2017년 1월 1일 새해로 넘어가는 새벽에 영화관에서 혼자 관람했었다. 그때 당시 (지금은 남편이지만) 남자친구가 새해 기념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었고, 가족들도 각자 약속으로 모두 외출하고 없어서 연말 밤에 새해 카운트다운을 홀로하려니 뭔가 울적해서 즉흥적으로 보러 갔었던 영화다. 화려하고 경쾌한 음악과 춤으로 단숨에 집중을 확 끌었던 도입부가 아직도 생각나고 오프닝 BGM이 흥얼거려진다. 단순히 뮤지컬적 요소로 재미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기승전결, 특히 아련한 엔딩으로 스토리까지 완벽한 영화로 해마다 한 번씩은 꼭 다시 보게 되는 작품이다. 특히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 중 하나로 <라라랜드>를 소개하려고 한다.
줄거리 |
배우지망생 미아(Mia, 배우 Emma Sotone)와 무명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Sebastian, 배우 Ryan Gosling), 한 쌍의 커플이 LA에서 각자의 꿈을 위해 노력하며 서로 응원하고 사랑을 한다. 미아는 한 커피숍에서 바리스타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떤 배역이든 따내기 위해 수많은 오디션을 하러 다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고, 세바스찬은 언젠가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여는 것이 꿈이 있었고 정통 재즈를 고집하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었지만 현실은 백수와 가까웠다. 미아가 우연히 세바스찬의 연주소리에 이끌려 우연히 그가 고용된 레스토랑에서 한 번 마주쳤었는데 하필 세바스찬이 그 자리에서 사장님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아 좋지 못한 만남으로 그쳐버린다. 그러다 어느 날 한 파티장에서 또 마주치게 되는데 서로 통하여 함께 춤을 추며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연인이 된 이 두 사람은 진심으로 각자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미아가 계속해서 오디션에서 탈락하던 중, 세바스찬은 정통 재즈를 하고 싶은 자신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변변찮은 현실의 벽 때문에 대중음악을 하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이 밴드가 성공을 하여 전국 투어를 하는 등 아티스트로 활동을 하게 된다. 미아는 1인 연극을 선보였지만 실패하였고 이마저도 오기로 약속하였던 세바스찬이 바쁜 일정으로 제시간에 오지 못하고 늦게 모습을 나타내자 화를 낸다. 크게 싸운 후 미아는 배우 꿈을 접을 생각으로 본가로 돌아가버리고 둘은 잠시 헤어지게 되는데, LA에 남아있던 세바스찬이 자신을 끝까지 믿고 응원한다는 미아의 통화내용이 녹음된 것을 우연히 듣고 현실에 타협했던 선택을 후회하던 중 미아의 1인 연극을 본 영화 관계자의 캐스팅 연락을 대신 받게 되고 이를 전하기 위해 그녀의 고향을 찾아가 재회한다. 그는 꿈을 포기해 가는 중이었던 미아를 설득해 LA로 함께 돌아왔고 미아는 오디션에서 드디어 합격을 하게 된다. 하지만 미아는 합격한 배역을 위해 프랑스로 떠나야만 했다. 세바스찬과 미아는 떨어져야 함을 걱정했지만 이제껏 서로를 응원해 왔던 것처럼 힘들게 한 발짝 나아가게 된 미아의 꿈을 지지하기로 한다.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된 둘은 자연스레 헤어지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유명한 배우로 자리를 잡고 한 남자의 부인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미아가 LA에 방문한다. 남편과 함께 어느 한 재즈바에 가게 되는데 미아는 그곳에서 자신의 재즈클럽을 차린 꿈을 이룬 세바스찬을 보게 된다. 관객과 연주자로서 마주하게 된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을 하고 세바스찬의 연주가 끝나면서 미아가 클럽을 떠난다. 영화 마지막에 실제 현실과 두 사람이 사랑을 이룬 상상의 장면들이 나오며 끝난다.
감상후기 |
꿈과 사랑과 현실이 정말 현실적이게 담긴 영화라고 생각한다. 미아와 세바스찬과 같이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면서 고배도 마시고 앞날이 캄캄했던 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슬립 기술이 있다고 해도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불안했던 시기를 겪어봐서인지 영화 속 주인공들의 지쳐있는 마음에 많이 공감을 했었다. 힘들었던 시기에 미아와 세바스찬이 서로 의지했던 것처럼 나는 그 시기에 (현 남편)(구) 남자 친구가 많이 힘이 되어 줬었다. 영화와 다르다면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나는 결혼을 했다. 힘들 때마다 맛있는 것도 사주고 불안한 마음에 우는 소리도 자주 하고 했었는데 짜증 한 번 안 내고 다 받아주었던 구남자 친구가 한없이 믿음직스러웠다. 지금도 그렇다. <라라랜드>에서 그렇게 서로의 꿈을 지지해 주고 믿어주고 진지한 사랑을 했던 두 사람이 이루어지지 않아 마음이 뭔가 씁쓸했다.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하는데 뭐랄까 이제는 연인으로서의 사랑은 아니겠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응원한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었다. 마지막에 현실의 미아는 다른 사람과 결혼했고 그 사이에 자식이 있지만, 상상 속 장면에서는 미아와 세바스찬이 함께 하는 모습들이 나와 앞서 느낀 묘한 느낌에 아련함을 더해주었다. 꿈이든 사랑이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이든 간에 모든 일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20대에서 30대 초중반까지 일반적으로 직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기에는 더더욱 그런 듯하다. 또 타이밍도 타이밍이지만 현실적으로 장거리 연애는 힘들다는 것도 이야기하고 싶다. 만약 영화 속 주인공들이 LA에서 모두 성공을 했더라면 마지막 장면들이 상상의 현실이 아니었을 텐데 하지만 그랬으면 너무 뻔한 영화가 되었겠지. <라라랜드>는 10대, 20대가 본다면 현실의 자신을 보는 듯해서 공감을 많이 할 것 같고, 30대 이후 연령대의 사람들이 본다면 과거의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는 것 같아 전자들과는 또 다른 공감을 할 것 같다. 해마다 한 번씩 생각이 꼭 나서 보게 되는 영화인데 스토리도 좋고 보는 내내 음악과 춤 등 뮤지컬 영화답게 시각적 볼거리 요소들도 많아서 추천하는 영화이다.
영화제목 "La La Land"의 의미 |
포스팅을 위해 <La La Land>의 정보를 검색해보다가 제목의 의미가 흥미로워서 글로 남겨본다. 이 제목의 의미를 알기 전에는 뮤지컬 영화이고 남자 주인공이 재즈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니까 추임새 라라라라라(lalalalala)인가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 영화 배경 장소가 LA(Los Angeles)인데 할리우드(Hollywood)를 필두로 전 세계 영화 산업을 대표하는 도시로 제목이 LA가 영화 스토리의 중심지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정보를 검색하다 알게 된 더 흥미로운 점은 LA의 별칭이 "La"라고 한다는 것인데 사실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영어에 "Live in La La Land"라는 관용구가 있는데 "꿈속에서 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어떤 사람이 현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등 사리분별을 잘 못할 때 쓴다. 아마도 LA는 영화배우, 감독, 음악가, 미술가 등 현실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각종 예술 분야 쪽에 꿈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라서 이런 별칭이 붙지 않았나 싶다. 다만, 개인적 의견으로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끝내 각자의꿈을 이룬다는 점에서 제목에 이런 부정적인 의미는 없지만, LA가 배경지라는 점과 영화 결말이 상상 또는 예상과 다르게 사랑의 결실은 맺지 못한다는 점에서 "La La Land"로 제목이 지어졌다고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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